금강에서 물고기 수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환경단체는 정부의 4대강사업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21일 부여보 하류에서 죽어 물 위에 떠오른 물고기 모습.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금강에서 물고기 수 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이 물고기 죽음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지역환경단체들로 이뤄진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21일 긴급성명서를 발표하고 “지난 17일부터 부여 왕진교 일대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물고기 사체들이 시간이 지나며 급격히 늘어나 20일까지 백제보 상류 왕진교에서 부여 석성까지 20여km구간에 걸쳐 누치, 참마자, 동자개, 끄리 등 수 만 마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죽은 물고기들과 피해구간이 늘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금강유역환경청과 부여군은 물고기 사체수거 등 대책활동에 들어갔다. 피해범위와 규모가 워낙 커 수거조차 제대로 못한다는 게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주장이다.

특히 사체처리도 강 둔치에 임의적으로 묻고 있어 수질오염은 물론 수달 등 다른 동물들이 먹고 피해를 입을 수 있어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관계기관의 주먹구구식 현장대처가 오히려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는 것.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물고기의 떼죽음 배경으로 4대강 사업에 따른 금강의 환경변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금강은 대규모 준설로 습지와 백사장이 사라져 어류들은 서식처를 잃었고 자연정화기능도 잃었다”며 “대형보로 물길이 막혀 더 이상 흐르지 않는 금강은 기후와 오염원에 매우 취약해졌다. 4대강 살리기사업이 결국 금강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빠르고 정확한 원인규명과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현장 대응에 나서야 한다. 민관합동조사단을 만들어 이번 사고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이와 같은 사고가 나지 않게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며 “환경오염과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대형보의 수문을 열고 금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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