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한국시간으로 2일 오후 9시30분에 발표되는 10월 미국 실업률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만약 고용이 늘면서 10월 미국 실업률이 8%보다 낮을 경우,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실업률이 8%를 다시 넘어설 경우에는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집중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지만, 현재와 같은 박빙의 대선 양상에서는 작은 변수라도 당락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 실업률은 미국 정가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전했다.

일단 시장은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 미국 실업률이 8%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켓워치가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월에 미국에서는 12만개의 신규일자리를 만들면서 실업률은 지난달 기록한 7.8%에서 7.9%로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가에서는 실업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새로 만든 일자리가 얼마나 되는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월가에서도 신규 일자리가 12만개 정도 늘어난다면 미국 경제가 완만하기는 하지만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신규 일자리 숫자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

미국 실업률은 일정부분 재정절벽 및 대선 결과 등의 요인으로 높아진 측면이 있다. 미국 기업인들이 불확실성을 들어 고용을 미루기 때문이다.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 여름부터 미국 기업인들은 정책 전망이 보다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대통령 선거 이후로 투자 및 고용 등의 주요한 계획들을 미뤘다”고 말했다. 역으로 보면, 두 요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결될 경우 고용 상황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신규 일자리 증가 추세가 자연 발생적인 노동인구의 증가보다는 많아서, 실업률이 줄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지나치게 늦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실업률이 경제 위기 이전 수준인 6%대 이하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매달 25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실업률 발표를 두고서는 미국에서 통계 조작 논란이 벌어졌다. 고용이 큰 폭으로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8월에 8.1%였던 미국의 실업률은 9월 들어 7.8%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실업률이 8% 미만을 기록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9월 실업률이 발표되자 민주당은 환호를 했지만, 공화당에서는 자료의 신뢰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실업률 발표치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극적으로 낮아진 것은 요행이라고 보는 시각도 상당 수 있다.

미국 실업률이 8%를 넘을까, 넘지 않을까? 미국 유권자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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