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의 안경환 신임 새정치위원장이 취임 첫날인 5일 "민주당은 통합이란 당명이 부끄러울 정도로 분열을 거듭했다"며 쓴소리를 쏟아내며 추후 강도 높은 쇄신안을 예고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새시대 정치를 구현하는 민주주의 선봉장 역할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며 "마땅히 정권을 인수받아야 할 민주당은 신뢰도 크게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안타까운 현상을 시민의 이름으로 경고하고 역사적 책무를 주문하기 위해 왔다"며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선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역사의 치욕적 후퇴로, 정권을 내주면 나라는 또다시 암흑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특히 그는 "헌법에서 정당은 특별한 지위를 누리지만 헌법이 보호하는 정당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국민은 외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높은 지지에는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음을 새기고 무조건 안 후보에게 입당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왜 많은 국민들이 무소속 후보에 열광적 성원을 보내고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왜 무소속 후보가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타도해야 할 '앙시앙레짐'(구체제)으로 폄하하는지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의 보호 밖에 있는 후보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음에도, 기존 정당정치 속으로 들어오라고만 주문하는 오만함은 불식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또 "지난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기회를 잃은 것도 민주당의 뼈아픈 실패로, 구태의연한 정치작태와 분열로 절호의 기회를 잃고 입법부를 내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의 단결과 폭넓은 연대를 주문했다.

안 위원장은 "맞서야 할 거대한 골리앗 새누리당 후보는 일사불란하게 국민 마음으로 다가서는데 민주당은 사분오열, 지리멸렬 그 자체"라며 "함께 경선을 치른 후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128명 국회의원이 뭐하는지 국민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 "행여 당의 후보가 어떻게 되든 수수방관하며 자신의 입지만 생각하면서 정치적 계산을 하는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시대적 소명을 다하지 못한 정치인은 역사에 낙인이 남을 것"이라고 민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민주당의 후보가 승리하는 방법은 안으로는 당의 결속된 힘을 극대화하고 밖으로는 폭넓은 국민의 지지를 끌어들이는 것 뿐"이라며 "반드시 야권 단일후보를 이뤄내 행정권 교체의 승리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정치쇄신에 있어 전권을 안 위원장에게 위임하며 힘을 실어줘 그가 정치혁신과 인적쇄신의 칼을 얼마나 매섭게 뽑아들지 주목된다.

한편 문 후보 캠프 안팎에서는 안 위원장이 안 후보와도 친분이 있어 정치쇄신 문제를 고리로 단일화 가교역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종일 기자 livewi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