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검찰이 피고소인(또는 피고발인)을 참고인에 해당하는 대우를 하도록 수사제도를 손본다. 그동안 피고소인에 대한 확실한 범죄혐의가 밝혀지기 전에 형식상 '죄가 있는' 피고인 취급 하던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조치다.

11일 대검찰청은 피고소인에 대한 진술조서 작성제도와 구속 송치사건 피의자 조사시스템 제도 개선을 12일부터 시행한다 밝혔다.

먼저 검찰은 피고소인에게 '피의자신문조서'를 받던 관행을 '진술조서'를 받는 방식으로 바꾼다. 혐의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소인이 범죄자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지난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이후 범죄혐의가 분명하지 않은 피고소인에게도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아 형식상 일반 범죄자와 똑같이 취급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무고한 국민이 범죄자로 취급받지 않도록 보호사는 동시에 억울한 고소인의 권리구제와 악성 범죄자에 대한 수사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무분별한 고소로 사회적 비용이 유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소사건은 일본에 비해 사건 점유율 기준으로 50배가 넘는다. 피고소 인원도 171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고소사건이 기소되는 것은 18% 정도에 불과해 민사 목적 고소 등 죄가 되지 않는 고소가 남발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검찰의 평가가 뒤따른다.

검찰은 또 구속 송치사건의 피의자 조사 절차를 개선한다. 현재까지 구속사건이 검찰에 송치되면 당일부터 피의자를 상대로 사건 내용 전체를 조사해왔다.

앞으로는 송치당일에 체포와 구속 및 수사과정에서의 적법절차 준수와 기타 인권침해 여부만을 조사한다. 구체적인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구치소에 수용되고 두 번째 검찰조사 이후부터 실시한다.

다만 검찰은 사건 성격 등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당일 조사가 가능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조사를 실시해 실체적 진실발견에도 지장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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