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12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유불리를 따지는 계산을 하지 말자"며 통 큰 단일화에 임해줄 것을 선대위에 당부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음식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건 큰 그릇이 아니라 빈 그릇"이라는 구약 성경 잠언 구절을 인용하며 "마음을 비우고 임하면 단일화도 순리대로 되고 좋은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를 오래하지 않았지만 정치에서 계산이 맞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안 후보 측은) 단일화 이후 함께 해야 할 세력이다. 네거티브나 안 후보와 지지자를 자극할 수 있는 공격도 일절 하지 말고 그쪽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추가적이거나 새로운 제안도 최대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새정치 공동선언(공동선언)' 등 진행되고 있는 협상 채널팀에도 통 크게 협상에 임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후보 등록일까지 남은 시간을 생각하면 갈 길이 멀다"며 "공동선언 협상에도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너무 유불리에 집착 말고 통크게 대범하게 매듭짓고 이제는 선언할 수 있게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안 후보 측의 주장도 수용해 달라"면서도 "전날 안 후보가 제안한 반값 선거 비용 문제가 공동선언의 새 주제로 들어가게 되면 협의가 늦어질 수 있으니 별도로 협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문 후보는 반값 선거 비용 문제 접근에는 신중함을 드러냈다.

그는 "실현할 수 있다면 참 바람직하다"면서도 "기존 법정선거비용의 60%가량이 TV, 신문을 통한 정책연설, 광고, 유세 등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부분이고 유세를 포함하면 홍보비용이 80%"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보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 후보들 간의 TV 토론"이라며 "TV토론이 활성화되면 선거비용도 줄일 수 있고 유권자에게도 좋은 길이다. 후보들 태도도 중요하지만 방송사 측에서도 토론 기회를 많이 잡아주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이어 "안 후보와 단일화가 돼 공동선대위를 꾸린다면 함께 선거비용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거비용을 다시 점검하고 얼마나 줄일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 안 후보 측과 대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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