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이틀만에 중단 安 "진정성 의문" 文 "오해풀고 재개해야"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김승미 기자, 김종일 기자, 오종탁 기자]단일화 시계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후보 단일화 협상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멈춰섰다. 안철수 후보 측은 14일 야권 후보단일화 룰협상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공평동 캠프 긴급 브리핑에서 "이른바 '안 후보 양보론'은 터무니 없다. 문 후보 측에 최대한 빠른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지금까지 성실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따라서 당분간 단일화 협의는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문 후보 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 유불리를 따져 안 후보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 말고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 측의 가시적 조치가 있으면 언제든지 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 경제복지 및 통일외교안보 정책협의는 예정대로 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어제 첫 협의를 시작할 때 안 후보측에 의해 우리측 실무팀에 대한 인신공격이 있었고, 실무팀 협의 내용 이외의 자의적 발언이 있었다"고 불쾌함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협의 시작 전에 문 후보의 정무특보인 백원우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우리측 실무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에 대한 인신공격을 벌였다"며 "거기에는 민주당 김현 대변인 등이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백 전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한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의 홍보 포스터가 올려져있었다. 당시 포스터에 '한나라당 정권을 만들었던 사람, 개혁적 실용정권을 꿈꾸었던 사람 이태규'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해당 내용은 삭제됐다.

협상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문 후보 측은 오해가 있었다며 즉각 진화에 나섰다. 문 후보는 부산 서면에서 기자들과 만나 "난감하다"며 "오해가 있으면 빨리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양보론'에 대해 문 후보는 "언론하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말이 거두절미 되거나 와전되지 않았을까"라며 "우리 캠프의 공식입장도 아니고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캠프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더 주의를 기울여 사소한 오해도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캠프차원에서 언론플레이를 하거나 안 후보측을 자극했다고 하는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 단장은 "문 후보 캠프는 문 후보의 특별지시에 따라 안 후보 및 안 후보 캠프를 자극하는 발언과 신중을 기해왔다"며 "향후 양 캠프가 상대방을 자극할 언행에 신중을 기하자는 제안에 응하겠다"고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다.

우 단장은 "안 후보측에서 예민하게 반응한 게 두가지 사안”이라며 “하나는 백원우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과 모 조간신문에 나온 '안철수 양보론'”이라고 설명했다. 백 전 의원이 즉각 정무특보직에 물러났다고 전했다.

그는 "두번째 사안은 저희 캠프에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일일이 확인했지만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어떤 경과로 그런 보도 나왔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우 단장은 "후보 단일화는 국가 운명이 걸린 중대한 과제"라며 "협상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캠프차원에서 조직적 의도적 차원이 아닌 일에 협상을 중단한 것은 당황스럽다"며 "(안 후보측이 불편했을 수 있지만 이 사안에 단일화 협상을 중단까지 해야할 사안인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윤재 기자 gal-run@
김승미 기자 askme@
김종일 기자 livewin@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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