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파행을 겪으면서 장외(場外) 인사들의 '훈수'도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시민 진보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16일 문·안 후보가 한 발짝씩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유 위원장은 "형식상으론 협상을 중단시킨 안 후보가 (협상 재개를) 결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문 후보 측의 조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의 행위가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을 파괴하거나 일반적인 윤리 의식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해해야 된다"면서 "문 후보 측도 오랫동안 정치를 해오면서 당연하다고 여겨온 모든 수단들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위원장은 "단일화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두 사람 다 떨어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간 문·안 후보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처해온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15일 본인의 트위터 글에서 "문 후보는 정당 조직을 활용하고 안 후보는 바람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에 대승적인 자세와 단일화 협상 재개를 촉구한 것이다.

같은 날 진보 진영의 원로 인사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 "절실하게 희망하는 것은 두 후보께서 가까운 장래에 다시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일"이라며 "당장에 단일화나 단일화 규칙을 놓고 담판하기보다 역지사지의 정신을 공유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안 후보가 출마하기 전 출마 선언을 종용하는 등 끊임없이 대선판에 목소리를 내왔다.

오종탁 기자 tak@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