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측은 16일 길어지고 있는 단일화 협상 중단을 "두 후보 사이의 회동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선대위 긴급회의 결과를 설명하며 "교착 상태에 빠진 국면을 타개하려면 후보간 회동 없이 공방전으로 어떻게 해결이 되겠냐"며 "서로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지금은 감정적으로 풀 일이 아니다"고 후보 간 회동을 촉구했다.

그는 이 같은 의견이 선대위원장과 본부장이 회의를 해서 모은 의견이라고 전하며 "누구로 후보가 단일화되든 두 후보의 지지자는 함께 가야 한다"며 "어려울수록 서로 존중하고 함께 가려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단장은 "회동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사과를 거듭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던 문 후보 측이 갑자기 강경 모드로 급선회 한 것은 안 후보 측이 문 후보 측과 민주당을 구태정치 세력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우 단장은 "후보단일화의 상대 파트너를 구정치 세력으로 규정한 것은 지지자 통합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민주당을 구정치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 측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지난 14일 협상 중단 이후 공개사과 및 후보간 직접 통화를 통해 4번이나 사과하고 선대위원장단 총사퇴를 표명할 정도로 성의를 드러냈지만 안 후보가 이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협상 재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 후보 측이 민주당의 정치쇄신 노력을 구태정치로 규정하는 상황을 방치하면 그동안의 정당개혁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문 후보 스스로가 구태정치인으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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