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나란히 단일화 비난
與, 단일화 의미축소 부심 속 우려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이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양보에 따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로의 후보단일화를 비난하고 그 의미를 깎아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문-안 단일화' 하루 뒤인 24일 "(이번 단일화는) 문 후보와 민주당의 구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 노숙인 보호기관 다일공동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안 전 후보가 구태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후보는 "이런 모습에 (국민이) 혼란스러워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저는 국민이 바라는 변화를 실현하고 또 바로 선 정치를 구현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해서 앞으로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 및 새누리당 입당 선언을 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생각했던 만큼 (단일화의) 파장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두 분의 단일화는 2002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와 모양을 달리 했다"며 "어쨋든, 예상 밖의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혹평했다.

박 후보는 당사를 찾은 이 전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당을 겨냥해 "우리 정치를 보면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이 종종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반응과 달리 단일화의 효과를 예의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도 당내에서 감지된다. 특히 안 전 후보를 지지하던 유권자들이 문 후보 쪽으로 빠르게 결집할 수 있다는 데 우려하는 눈치다.

새누리당 대선 캠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완벽한 단일화는 아니지 않나"라면서도 "어쨋든 안 전 후보의 역할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는 두고 봐야 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한 문재인 후보 측 공동선거대책위원장단이 안 전 후보 측과의 공동선대위 구성을 위해 이날 총사퇴를 전격 결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의 '세력연대' 작업이 시작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정 및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만남, 안 전 후보가 앞으로 맡을 역할이나 던지는 메시지 등에 관심이 쏠릴 경우 정국의 주도권이 문 후보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도 새누리당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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