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부채 상각(헤어컷)을 통한 그리스 채무 삭감에 대해 기존의 불가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그리스 재정상황이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2014년부터 상각이 고려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2일(현지시간) 독일 일요판 신문인 빌트 암 존탁에 "그리스가 신규대출 없이 수입만으로 재정을 운영하게 된다면 그 때 다시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은 그러나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구제 계획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상황은 2014~2015년 이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제 계획의 재검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독일 정부는 지난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과 국제통화기금(IMF) 및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환매를 통한 그리스의 부채 감축 방안에 합의했지만 유로존과 ECB가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상각하는 방안은 거부했다.

이에 대해 독일 야당은 지난달 30일 그리스 구제안에 대한 의회 표결에서 승인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켈이 내년 9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으로 그리스 국채 상각 가능성을 축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메르켈은 야당의 비판에 대해 "긴축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들에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법 절차를 발전시키는 것이 오랜 생각"이라며 "그리스에 대한 입장은 정치적 목적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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