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국 남성은 특유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과도한 음주와 업무, 그리고 나라를 위해 용감하게 싸울 준비를 하는 것이다”

2년간 강제적인 군복무와 수백년간의 유교 사상으로 이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던 한국 남성들이 최근 피부 관리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다른 측면의 ‘남자다움’을 보여주고 있다고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BBC는 우선 런던의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조사 자료를 인용,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남성 화장품 시장이 10% 성장한 점을 언급했다. 한국 최대 화장품 제조사의 아모레 퍼시픽도 14%를 웃도는 성장을 추정하며 남성 화장품 시장의 연간 시장 규모는 9억 달러(9747억원 상당)에 달한고 설명했다.

또 26세인 유진이라는 경영대학원 학생의 BB크림 사례를 소개했다. 원래 성형수술 후 흉터를 가리기 위해 사용했던 BB크림이 한국에선 남녀 모두에게 널리 사용된다고 전했다.

BBC는 특히 아모레 퍼시픽의 남성 화장품 담당 매니저인 임정식씨의 설명을 인용 “서양에선 남성끼리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면 게이라고 생각되지만, 한국에선 다르다”고 소개했다. 임 매니저는 수년전 ‘외모도 전략이다’는 말이 주목을 받았다며 화장품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BBC는 한국이 개발 국가에서 가장 장시간 근로하는 치열한 경쟁 국가라면서 80% 이상의 졸업생이 상급학교에 진학과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경쟁도 격렬해 젊은층의 실업률이 평균 보다 두 배 이상 높다고 전했다. 취업을 위한 면접과 사업 발표 등에서 단정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화장을 한다는 인터뷰도 덧붙였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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