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보건당국의 고시폐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송명근 교수(사진)는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는 자신의 심장수술법을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명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5일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시폐지가 카바수술의 시술을 금지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단 수술에 필요한 기구(카바링)를 쓰고도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에 무상공급을 해서라도 수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바수술은 송 교수가 1997년 개발한 심장판막 수술의 한 종류다. '카바링'을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며, 기존 수술법인 '판막치환술(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방법)'보다 안전하고 효과가 좋다는 게 송 교수의 주장이다. 반면 전문가 대부분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한다.

이 논란은 2007년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 검증작업'으로 이어졌지만 지난 6년간 혼선만 가중시킨 채 아무런 결론 없이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송 교수는 "고시폐지는 복지부의 검증이 실패했다는 뜻일 뿐, 카바수술을 하라 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조치가 아니다"라며 "건강보험에 '카바수술'이란 명칭이 사라졌기 때문에 앞으론 일반적인 '판막성형술'의 한 종류로 시행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시폐지로 인해 140만원 정도 하는 필수 재료인 '카바링'은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없게 돼 사실상 수술을 중단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송 교수는 "비용청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무상으로 공급해달라고 의료기기 회사와 논의하고 있다"며 "여의치 않으면 개인 돈을 들여서라도 재료를 공급해 환자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해당 회사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한편 복지부의 검증 작업이 중단된 것을 놓고 "카바수술이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라고 해석하는 쪽에선 송 교수의 이 같은 계획을 '비윤리적 행위'라고 비난할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지난 15년간 완성된 수술법이 미검증 상태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외국 기술을 들여와 쓰는 게 현명하고 새 기술을 만드는 건 바보짓이 돼 버리는 대한민국의 의료현실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후학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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