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이제는 여성 혁명시대다. 여성들이 피해의식을 버리고, 자기 분야에서 실력으로 우뚝 서야 한다. 체력과 감정에 지지 않아야 한다.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12 아시아 여성 리더스 포럼’에 참석해 "제 3의 여성물결이 불 시기"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내 시대에는 적당히 교육받아 좋은 남자와 결혼하는 게 여성의 최대 행복으로 평가받았다"며 "분명 나라는 사람이 존재하고 나의 가능성,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있는데,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는 게 싫어 흔히 재벌가라고 말하는 집에서 뛰쳐나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 모든 유산이 끊어진다는 걸 전제하에 나는 그 길을 택했다"며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분명 희생과 대가가 따른다"고 전제했다.

김 회장은 "여성의 강점은 투명성"이라며 성공의 팁으로 "정직하게, 여성의 방식으로 사업을 한 것"을 꼽았다. "내가 도덕군자라서 정직하게 사업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그는 "한국에서 비즈니스 하려면 술 잘 먹고 흰봉투 잘 바치고 적당히 거짓말해야한다고 하더라. 나는 이게 정말 한심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제 모든 분야가 생각이상 썩어 있었다"며 "원칙을 지키면 당장은 힘들지 몰라도,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회장은 "이제는 여성혁명시대, 남성해방시대"라며 제 3의 여성물결을 강조했다. 희생을 강요받은 선조 할머니 세대가 제 1의 여성물결, 급진적 페미니즘이 제 2의 여성물결이라면 이제는 3번째 물결이 불 때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3가지 혁명이 필요하다고 정의했다. 먼저 김 회장은 "첫번째는 정신적 혁명"이라며 "여성피해의식을 버리라"고 강조했다. 두번째로 "실력혁명"이라며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1등이 되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지도력 혁명이 필요하다"며 "나는 여성도 군대를 보내자고 강조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여성들은 체력과 감정에 지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은 (남성보다) 압박을 10배 이상 받는데, 이게 최대의 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여성들에게 "어떠한 상황이라도 주눅들지 않고 패닉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과거 미국 뉴욕 블루밍데일즈에서 근무할 때 차별도 정말 많이 받았고 동료들에게 무시 당하며 많이 울었다"면서도 "결국 나는 해냈다. 내가 할수있다는 자신감과 지구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정적"이라며 "위기상황에서 패닉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회장은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실패를 해본 적이 없어서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일 실패한다"고 말한 그는 "그 실패와 실수, 그것으로 인한 불행이 날 꺾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크게 웃어보였다.

'여성, 세상을 바꾸는 힘(Soft Charisma in YOU)'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은 여성임원으로 구성된 멘토 20명, 멘티 400여명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황정민 KBS 아나운서,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 등이 연사로 나섰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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