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승기 기자]

한화갑 이어 박주선 의원도 ‘합류’ 놓고 고심 거듭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던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리틀 DJ’라 불렸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데 이어 ‘포스트 DJ’로 거론되던 박주선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합류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박주선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동구는 ‘호남 정치 1번지’로 상징성까지 갖고 있어 박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지지할 경우,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대선 국면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광주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동교동계 출신인 김경재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특보가 최근 방송에서 ‘박 의원이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역 정가는 술렁이고 있다.

박 의원의 박 후보 공개 지지설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민주당 심장부로 불리는 동구지역 정치권은 초비상이다.

박 의원의 측근들과 지방의원들은 ‘박 후보 지지’ 확인을 위해 걸려온 전화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고, 지지자들은 상황 파악으로 분주하다.

하지만 박 의원은 지난 9일부터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일부 지방의원 및 고등학교 동문(광주고)들과 함께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동문 등 측근들은 이날 저녁 늦은 시간까지 박 의원과 함께 자리를 하면서 ‘박 후보 지지 선언’을 강하게 만류했다.

급기야 이들은 기자회견이 예고된 10일 오전 박 의원을 전남의 한 지역으로 모셔가(?) 강력하게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과 ‘박 후보 지지 선언’은 일부 지지자들의 벽에 부딪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미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요구’에 수용 쪽으로 마음을 굳힌 박 의원은 자신의 측근들을 설득하면서 막판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최근 박 후보의 전화를 받고 한 차례 만났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박주선 의원의) 마음이 상당히 굳혀진 상황이어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며 “지지자들이 계속해서 설득하고 있는 만큼 박 후보 지지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11일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주선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했으며, ‘세 번 구속, 세 번 무죄 선고’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모바일 선거인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경선운동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 국회의 체포 동의로 구속됐지만 항소심에서 벌금 80만원 형을 받고 풀려났다.

장승기 기자 issue9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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