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북한의 인터넷은 극도로 제한된 정보만 통용되는 ‘모기장’이다.”

영국 BBC 방송 온라인판이 10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북한의 인터넷 활용 환경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BBC는 ‘인터넷에 뛰어든 지구에서 가장 비밀스런 나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선택된 엘리트 계층 만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북한의 인터넷 서핑은 개방사회의 기준에서 보면 기이하다”고 소개했다.

BBC는 북한 인터넷의 기이한 특성으로 공식 웹사이트의 모든 웹페이지에는 독특한 프로그램 코드가 숨겨져 있다면서 이 코드는 웹페이지 안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이름을 찾아내 활자를 굵게 표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도했다.

평양 유일의 인터넷 카페는 윈도 운영체제(OS)가 아니라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발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붉은별’(Red Star) OS가 설치돼 있으며 이 OS는 김일성 주석의 출생연도인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산정한 연도 표기법을 쓴다고 BBC는 설명했다.

BBC는 또 ‘광명’이라는 인터넷 시스템은 정부기관의 통제로 운영되며 걸러진 정보만 열람할 수 있어서 기업 인트라넷과 비슷하다면서 광명을 뛰어넘은 실제 인터넷은 김정은 제1위원장과 연관된 극소수 최고 지도층가문에서만 쓸 수 있다고 전했다.

붉은별에는 파이어폭스를 개량한 ‘내나라’ 브라우저가 설치돼 있으며, 같은 이름의 정부 포털도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북한에서 인터넷 콘텐츠 생산은 훨씬 위험하다면서 국제 언론자유 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의 보고를 인용해 인터넷에 오타를 낸 언론인이 교화기관으로 보내진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통신과 국제전화를 차단하는 공식 휴대전화 서비스와는 별도로 국경을 통해 중국 휴대전화 반입이 느는 상황도 소개했다. BBC는 북한 주민들이 통제를 뚫고 바깥 세계와 접속하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기 시작하면서 북한 역사에서 극적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부친과 차별화한 과학기술 분야 지도력을 과시하려고 하면 과거에는 갖지 못했으며 은밀한 나라들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던 정직한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고 BBC는 내다봤다.

북한전문가로 소개된 스콧 토머스는 “정부는 과거처럼더 이상 커뮤니케이션을 모니터할 수 없다”면서 "이는 매우 중요한 발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랍의 봄을 향한 문이 열렸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북한 사람들은 첨단 기술의 접근성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쉽게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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