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리틀DJ'라는 별칭을 뒤로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지지선언을 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MB의 6인회' 멤버 출신으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지지선언을 한 김덕룡 전 의원. 이들이 각각 "박 후보 지지야말로 DJ의 뜻", "박 후보가 대통령 되면 민주주의 후퇴"라는 '결단의 변'을 밝혔다.

한 전 대표는 1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동서화합을 위해 박 후보를 지도자로 키워보실 생각을 하셨다"며 "(그래서) 제가 큰 테두리 내에서 그랬다(박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이런 구상이 2010년에 처음 나온 어느 책에 담겨있다고 소개한 뒤 "제 이름이 한화갑인데, 한국에서 화합하는데 갑종"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동시에 동교동계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특히 김옥두 전 의원이 공개서한을 통해 자신을 비난한 것을 두고 "그것은 위선"이라며 "2년 전 제가 평화민주당을 창당했을 때 동교동계에서 저를 제명했다. (동교동계 인사들이) 중요한 회의에 저를 불러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동교동은 몇몇 사람이 대통령 차지하고 팔아먹는 동교동이지 그렇게 공개되고 대단한 동교동이 아니다"라며 "지난 총선 때도 동교동이 총 동원해서 한화갑 떨어뜨리는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뭉쳐서 행동하는 양심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라'는 김 전 대통령 유언을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공보실장이 언급하며 비난한 것과 관련해 "그 사람들이야말로 호의호식할 때 와서 출세한 사람들"이라며 "김 전 대통령을 팔 자격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이 못했지만 제가 몸을 던져서 호남발전을 시키겠다, 그래서 박 후보한테 전라도 발전 공약을 얘기했더니 그걸 받아줬다"며 "김 전 대통령 때 못한 것을 보상받으라, 이런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덕룡 전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국민통합이 멀어질 것'이라는 뜻을 밝히고 "나라가 가야 할 옳은 방향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에서 결정한 영단이라고 생각해주시면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박 후보의) 태생적인 한계, 그리고 권위주의적이고 독선적이었던 성장과정, 주변 인물들, 이런 것을 보면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며 "(박 후보는) 소통이라든가 통합이라는 면에서 거리가 먼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30여 년을 반독재 투쟁, 정치의 개혁, 지역분할구도 청산의 국민통합 정치, 오로지 이 한 길로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제가 가는 이 길도 바로 그런 길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박 후보에게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가'라는 최근의 논란과 관련해 "박 후보의 대선후보 2차토론 얘기를 들어보니까 너무도 애매모호하다"며 "그것(경제민주화)이 줄푸세하고 같다, 이렇게 표현할 땐 '이거 가짜 경제민주화 아닌가' 하는 인상을 국민에게 줬고, 그런 의구심을 풀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 후보를 지지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전 대통령은 어른으로서 현실정치에 초연해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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