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예상을 뒤엎고 12일 장거리 로켓발사를 강행하자 주변국은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 추가제재를 할지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우리 정부를 비롯해 미국, 일본은 이날 일제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 이사회를 요청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의장국인 모로코에 구두로 소집을 요청했다"며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1시(현지시간 12일 오전 11시)에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북한의 발사 후 4시간 만에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번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심각한 도발행위"라며 "앞으로 몇시간 내 6자회담 참가국, 유엔 회원국과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공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로켓발사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일본 역시 발사 직후 긴급 안전보장회의를 연 후 "매우 유감스럽고 용인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북한은 낙하물 요격을 위해 도쿄에 패트리엇을 배치하는 등 경계태세를 유지해 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주변국과 긴밀히 협의에 들어갔다. 안호영 외교부 1차관은 미국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과, 6자회담 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ㆍ일본 6자회담 대표와 대책을 논의했다. 고위 정책협의회 차 방한중인 러시아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차관은 김규현 차관보와 만나 이번 일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 측 역시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해 유감이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밖에 영국, 캐나다, 필리핀 등 각국에서 북한의 발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발사 직후 우리측 외교라인과 직접 접촉하지 않던 중국은 이날 오후 들어 유감을 표명했다.

국제기구나 전 세계 각국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반면 북한에 대해 추가제재를 가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북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중국이 부정적이었다. 중국 홍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안보리 대응은 신중하고 적절해야 한다"며 "우리는 관련국이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틀을 지켜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 같은 반응은 발사 전과 비슷한 것으로, 사실상 추가제재를 반대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4월 북한의 발사 때 중국은 의장성명에는 동의했지만 추가제재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과 미국은 제재대상을 대폭 늘리자고 요구했지만 실제 안보리에서 새로 지정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이번 발사를 앞두고도 우리 정부 일각에선 국제기구 차원에서 금융ㆍ해운 분야까지 제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엔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결의안인 1718ㆍ1874호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의결된 점을 감안하면, 미사일로는 국제적인 중지를 모으기가 힘들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미사일과 관련한 조치는 지난 번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추가로 더 강한 조치(대북제재)가 나올 수 있도록 주변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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