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결과를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력한 제3의 후보가 없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오늘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게 돼 여론 흐름을 알기 어려운 깜깜이 상태로 접어든다. 상황이 그래서인가. 양측이 막판 세몰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면서 선거전이 무차별 폭로 등 네거티브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살얼음판 같은 우위를 굳히려고, 문 후보 측은 막판 역전을 노리며 벌이고 있는 공방이 부정적인 쪽으로 과열되는 양상이다. 문 후보 측이 2차 토론 때 박 후보가 아이패드를 갖고 들어가 커닝했다느니, 무슨 1억5000만원짜리 굿을 했다느니 하는 것 등이 단적인 예다. 박 후보 측도 문 후보를 '양아치'에 비유한 트윗을 리트윗하는 등 악의적 비방에 열을 올린다. 일단 터뜨리고 보자는 식의 흑색선전이 올 대선에서도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불거진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설은 그런 의미에서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민주당은 국정원이 직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문 후보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고 주장했다. 당사자격인 국정원은 부인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국정원의 존폐가 걸린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다. 허위라면 무책임한 마타도어성의 의혹 제기로 민주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실이 가려져야 할 것이다.
　
네거티브는 나중에 거짓으로 밝혀지더라도 선거 판세에 끼친 악영향을 돌이킬 수는 없다. 민심이 근거 없는 네거티브로 인해 왜곡된다면 심각한 문제다. 네거티브뿐이 아니다. 사소한 사안을 왜곡하고 침소봉대해 공격하거나 분명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도 국민을 우습게 보는 구태다.
　
박, 문 후보는 새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새정치를 말하려면 선거운동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 네거티브 선거 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중앙선관위와 사법당국은 제기된 의혹에 신속히 대처하고 근거 없는 흑색선전 등에 대해선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투표일까지 6일, 국민은 눈 부릅뜨고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폭로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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