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수원 블루윙즈 새 사령탑에 오른 서정원 감독이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 신임 감독은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부진으로 물러난 윤성효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수원의 제 4대 사령탑에 공식 취임했다.

다부진 각오로 첫 발을 내딛은 그는 "빠른 템포의 공격적 축구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겠다"라며 "선수들 실력에 걸맞은 시스템을 구축해 우리 팀 고유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서 감독은 내년 시즌 가장 기대되는 맞대결로 포항전을 꼽았다. 그는 "올 시즌 특히 포항에 아픈 기억이 많았다. 내년에는 (황)선홍이형한테 진 빚을 꼭 갚아주고 싶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근거 없는 발언은 아니다. 수원은 올 시즌 포항과의 정규리그 네 차례 맞대결에서 1승3패로 열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7월 원정에서는 0-5로 참패를 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극심한 성적부진에 시달리며 우승경쟁에서도 멀어졌다.

결국 수원은 치열한 순위 다툼 끝에 포항에 뒤진 최종 4위(승점 73)로 시즌을 마감했다. 포항이 FA컵 우승으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쥐면서 어부지리로 한 장 남은 출전권을 확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서 감독은 "올해 경기내용이 좋지 못해 수원을 쉽게 보는 팀들이 많았다. 모두 잊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빚을 갚고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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