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긴급 기자회견
'여론 주도권' 강경 대응으로 보여
'오피스텔 불법 선거운동' 사태 언급 없어
野, '朴회견 물타기용' 규정
"오피스텔 불법선거운동 책임져야"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종일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국가정보원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 등을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로 규정하고 "참담하다. 이것이 새정치인가"라고 비난했다.

박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발언한 건 대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빙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여론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박 후보는 자신에 대한 '오피스텔 불법 선거운동'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도대체 선거가 무엇이고 권력이 무엇이길래 터무니없는 허위사실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급기야는 한 여성을 집에 가둬놓고 부모님도 못 만나게 하고 심지어 물도 밥도 끊어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말 참담하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문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부터 민주당과 캠프는 오히려 무차별적 흑색선전으로 선거판을 뒤흔들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제가 10년째 들고 다니고, 토론 준비자료를 넣어갔던 가방을 아이패드로 둔갑시켜 토론회 중간에 커닝을 했다고 저를 공격한다. 생방송 중에 그것이 가능한 일이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돌아가신 어머니의 탄신제 사진까지 조작해서 굿판을 벌였다고 공격한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지금까지 사진을 퍼나르고 있다"며 "또한 제가 일면식도 없는 특정 종교와 20년간 인연을 맺어왔고 그곳에서 저를 돕고 있다는 말도 지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어 "어제 문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린 건 바로 민주당과 문 후보"라며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보자는 행태야말로 지난 선거에서 한 번도 고쳐지지 못했던 우리 정치의 근본 병폐"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 문 후보는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선거를 혼탁하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후보는 최근 배우 강만희씨가 자신에 대한 찬조유세에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간신'에 빗대며 막말을 한 것과 관련해 "이 점에 대해서는 제가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의 기자회견을 '여론 물타기용'으로 규정하고 박 후보와 새누리당을 둘러싼 논란이나 의혹, 특히 '오피스텔 불법 선거운동' 사태에 대한 공세를 높이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의 오늘 회견은 선관위에 의해 적발된 새누리당 오피스텔 불법 댓글부대 사건을 덮으려는 물타기용 회견"이라며 "박 후보는 다른 무엇보다 이 사실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공동선대본부장은 앞서 열린 선대본 회의에서 "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선거 캠페인이 두 가지 현상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하나는 각종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종의 '네거티브 엄살'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박 후보의 SNS 여론조작단도 드러났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고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역사는 돈과 관련한 부정선거의 역사인데 여기에 여론을 조작한 부정선거 타이틀도 추가했다"고 논평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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