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일상적 결제수단으로 현금이 더이상 필요치 않는 미래(cashless society)가 도래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전자적 지급수단이 현금을 대체하는 추세는 현금을 덜 사용하는 미래(less-cash society)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현금거래의 원천이 되는 화폐발행잔액은 55조4000억원이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적인 지급거래에서의 현금 비중을 살펴봐도 현금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액을 기준으로 한 현금거래비중은 인터넷을 통한 자금이체가 큰 폭으로 늘면서 2000년 60.0%에서 2011년 15.3%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거래 건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현금거래 비중은 전체 지급거래의 절반 수준인 47.3%로 여전히 신용카드 27.6%, 인터넷뱅킹 8.0% 등에 앞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지출 거래에서 현금 수요는 2005년부터 다시 감소하는 추세지만 소액 거래는 현금을 사용할 유인이 커서 현금 수요 비중의 감소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정규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연구원은 현금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현금은 경조사비 등 개인간 이전거래를 하기 편리하고 신속하다"며 "외국인 노동자와 노점상 등 금융소외계층의 현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비현금 지급 수단 이용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중소도시 및 농촌지역의 금융소외계층이 자동화기기(ATM)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고, 주화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동전 다시 쓰기' 운동, 포인트적립 제도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꾸준히 유지될 현금 수요를 위해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 기준을 30만원 이상에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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