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 서울시교육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명복 후보가 문용린 후보를 추대한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 측으로부터 사퇴협박을 받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최명복 후보는 1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장 공정하고 신성해야 할 교육감 선거에서 부도덕하고 비상식적인, 조폭보다도 더 흉악한 선거 행태가 난무하고 있다"며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최 후보는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문용린 후보 지지 보수단체에서는 다른 후보들을 사퇴시킨다며 협박, 회유에 몰두하면서 서슴지 않고 타 후보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남승희 후보 역시 지난 10일 문용린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단체로부터 협박당했다고 주장하며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최 후보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지난 12일 최 후보와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의 이모 사무총장의 통화 내용이 담겼다.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 사무총장 이모씨는 최 후보에게 "문용린을 주저앉히는 것보다 보수 우파가 한번 더 통합을 하는게 어떻겠냐"며 "이상면 교수는 아마 정리를 해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면 후보는 지난 14일 오전 갑작스럽게 후보 사퇴를 선언하며 문용린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모씨는 "당선 가능성을 놓고 볼 때 전교조의 이수호 후보가 되는 것보다는 (문용린 후보가 되는 게)그래도 낫다"며 "차라리 무능한 교육감이 들어가서 1년만 버티고 있다가 나오는 게 내가 볼 때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최 후보가 교육감을 꼭 해서 서울교육을 한번 바꿔봐야겠다는 꿈이 있다면 나와 손을 잡자"며 "만약에 문용린이 이긴다면 일등공신이 최명복 후보와 이상면 후보 두분이 되는거다"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교육감 선거는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지난 12일과 13일, 15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사퇴 압박을 받았는데 잠을 못잘 정도로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사퇴 협박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며, 문제가 있다면 법적으로 문제를 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후보가 자신을 협박했다고 지목한 이모 사무총장은 최 후보의 녹취록 공개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씨는 "최 후보로부터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그가 먼저 자신을 도와달라고 얘기를 꺼냈다"며 "나는 전교조 교육감이 서울교육을 망치는 것보다 낫지 않겠냐며 보수의 단결을 위해 최 후보가 먼저 용단을 내려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최 후보를 향해 "당일 통화는 31분 23초인데 기자회견에서는 20분 가량만 공개했다"며 "공개하지 않는 통화내용 전부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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