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사람이 가서 투표할 때 투표관리관의 도장을 안 찍어서 무효로 만들려 한다'는 말이 나돌았다. 물론 허위정보다. 투표관리관이 간혹 착오로 투표용지에 도장을 날인하지 않고 나눠준 투표용지도 해당 투표지가 그 투표소에서 발행 된 것이 인정될 경우 유효표로 처리된다. 이를 위해 투표록의 기록과 투표용지 교부매수, 투표수를 비교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선거철마다 SNS 등을 통해 투표 무효 관련한 허위정보가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유·무효표 기준을 공개했다. 선거 당일 유권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장에 마련된 기표용구로 투표를 한 뒤 투표용지에 손에 닿거나 기표용구가 스쳐 인주가 번져 나간 경우 유효표로 인정받는다. 투표를 마친 뒤 투표지를 접었는데 인주가 번졌을 경우에도 유효표가 된다.

한 후보에게 기표한 뒤 여백에 추가로 기표했거나, 한 후보자의 란에 중복해서 기표된 것도 유효로 인정된다. 또 투표용지 왼쪽 하단에 있는 일련번호지(세모꼴)가 반드시 제거되지 않더라도 유효로 처리된다. 다만 일련번호지는 선관위 측 직원이 자른 뒤 배부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제거되지 않았더라도 직접 손으로 뜯는 것은 곤란하다.

투표장에 비치된 기표용구가 아닌 다른 기구나 펜, 손으로 인주를 찍어 기표하면 무효로 처리된다. 또 여러 후보에게 중복해 투표한 경우, 투표용지에 특정 문구를 직접 쓰거나 다른 표시를 한 경우에도 무효가 된다. 투표용지가 지나치게 손상된 경우에도 유효표로 인정받지 못한다.

선관위는 지난 4·11 총선 당시 강남을 지역구의 투표함 봉인 훼손 논란을 의식한 듯 "투표함의 봉인지가 훼손됐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투표함에 들어있는 투표지 전체가 무효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함은 원칙적으로 투표 개시 전 참관인이 참석한 가운데 앞면과 뒷면을 봉쇄·봉인하고 투표가 종료된 뒤에도 참관인 입회하에 투입구를 봉쇄·봉인한다"면서도 "이동과정에도 투표참관인이 동행하기 때문에 봉인지가 훼손된 투표함의 경우 해당 선관위의 투표록을 검토하고 투표관리관, 참관인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당성을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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