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150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받을까.
　
EU가 지난주 삼성전자의 표준특허 남용에 따른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후 삼성전자에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U의 최종 판단이 아직 나오지 않는 만큼 과징금 부과는 이른 추측이라는 견해도 제기되는 등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가디언, 미국 포천 등에 따르면 EU가 삼성전자에 최대 150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은 이날 EU가 삼성전자에 연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150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2011년 기준으로 약 1500억 달러다. 포천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EU의 중간조사 결과를 담은 이의제기서(SO) 내용이 최종조사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징금 부과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EU는 삼성과 애플이 벌이는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표준특허 남용'에 따른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발표했다. 삼성이 애플사를 상대로 제기한 애플의 주요 제품 판매 금지 소송이 EU의 '독점 규제 규정'을 위반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EU의 중간 발표가 최종 판단으로 이어진다면 삼성전자로서는 과징금 부과로 인한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과징금 부과 가능성은 낮으며 시정 조치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EU가 표준특허 남용을 이유로 과징금을 매긴 사례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허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거론된다.

무엇보다도 삼성전자가 유럽 주요 국가에서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제품 판매 금지 신청을 철회해 애플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 삼성전자는 EU가 SO를 발표하기 전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5개국에서 표준특허 침해를 근거로 제기한 애플 제품 판매금지 신청을 철회할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07년 윈도 운영체제(OS)와 관련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하루에 3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해당 OS 사용 요율을 대폭 낮추면서 과징금을 내지 않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통신 표준특허 침해를 이유로 유럽 주요 국가에 애플을 제소했다. EU는 표준특허의 경우 소송 대신 특허를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프랜드(FRAND) 조항에 근거해 지난 2월부터 삼성전자를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 나섰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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