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우려, 환율하락 압박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 1·4분기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1/4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1분기 수출경기전망지수(EBSI)는 78.4를 기록하면서 6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EBSI가 6분기 연속 100을 밑돈 것은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02년 3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수출 여건 악화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 3~18일 지난해 수출 실적 50만달러 이상인 무역협회 회원사 950개를 대상으로 벌인 것이다.

EBSI는 100을 기준으로 전분기에 비해 경기를 밝게 보는 의견이 많을수록 200에 가까워지고 경기를 어둡게 보는 의견이 많을수록 0에 가까워진다.

항목별로 수출상담(102.4)을 제외한 모든 항목의 EBSI가 100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채산성(54.7)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수출단가(64.7)·수출상품 제조원가(69.9)·수출국 경기(78.0) 등에 대한 기대치도 여전히 낮게 나타났다.

반면 수출상담이 2분기 만에 다시 100을 웃돌았고 수출계약도 99.6으로 전분기보다 9.7포인트나 오른 것은 수출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신호다.

품목별로 휴대폰 및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EBSI가 90을 밑돌며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선박·자동차·수산물·고무 및 가죽제품 등에 대한 기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들이 지적한 내년 1분기 최대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23.9%)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22.7%)과 원재료 가격 상승(16.0%) 등이 꼽혔다.

김여진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큰 데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 때문에 국내 수출기업의 체감경기 하락 우려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기업 차원의 적절한 환율 대비책(헤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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