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지난해 9월 웅진 쇼크 후 급증한 미매각 회사채가 최근 한달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회사채 시장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8일 동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4조4000억원에 달하던 미매각 회사채는 최근 한달새 1조5000억원(34%)가량 감소해 현재 2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웅진 쇼크 후 누적 물량을 집계한 결과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4138억원으로 가장 크게 줄었고, 이어 조선(-3290억원), 음식료(2117억원), 정유·가스(-1400억원) 순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채권 금리가 오르며 미매각 회사채를 손에 쥔 증권사는 대규모 평가손실이 예상됐다. 특히 웅진 사태 후 미매각 회사채가 급증해 증권사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미매각 물량 처분으로 증권사는 숨통이 트이게 됐다.

다만 미매각 회사채 처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물량 처분은 회사채 수요 회복에 기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증권사가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에 나선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연말 결산을 앞두고 증권사는 미매각 물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소위 '회사채 땡처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채권 금리가 연일 오름세를 보이며 손실 폭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여전히 건설, 철강 등 업황이 부진한 업종에선 2000억원~6000억원씩 미매각 물량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며 위기를 느낀 증권사가 미매각 물량을 급하게 처리했다"며 "최악은 벗어났지만 당분간 회사채 매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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