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유럽 통신사 최고 경영자들이 국가별로 쪼개져 있는 통신망을 한데 합한 범유럽 통신망을 구축하는 문제를 두고서 협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유럽연합(EU)이 통신사들에게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것을 요청하면서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범유럽 통신망 구축 논의는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쟁담당위원과 유럽 대형 통신사 최고경영자(CEO)간의 사적인 만남자리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 참여했던 유럽지역 대형 통신사들은 도이체텔레콤(독일), 프랑스텔레콤(프랑스), 텔레콤 이탈리아(이탈리아), 텔레포니카(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을 대표하는 통신업체들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아이디어 검토만 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통신사 CEO들은 유럽 각국의 통신망이 나눠져 있어 경쟁력 약화되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통신사 CEO들은 (범유럽차원의 통신망이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며, 유럽 차원의 시장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에서는 반대 목소리는 없었지만, 각국의 통신 규제 당국은 이런 논의에 대해 부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T는 범유럽 차원의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은 재정 및 기술상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각국의 통신망과 관련 규정이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범유럽 차원의 통신망이 구축되면 유럽의 통신사는 미국이나 중국의 통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며, 소비자들은 단일시장에 따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알무니아 위원은 각국 내부의 통신사간 합병에 대해 난색을 표시해왔지만, 범유럽 차원의 통신망 구축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알무니아는 지난해 말 FT와의 인터뷰에서 "통신사간의 합병보다는 사업자간에 망을 공유하는 것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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