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
광주광역시 한미합작 입체영상변환 투자사업(법인명 갬코)이 새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미국 측 사업자가 자국 법원에 광주시 사업자인 갬코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사업 실패 책임 공방이 한미 양국 간 법정 소송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광주시와 지역 변호사 업계에 따르면 갬코사업의 미국 공동 사업자인 K2AM 측은 지난해 12월 31일 “광주시 사업자의 불성실한 이행 탓에 사업이 실패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손해배상 중재 신청을 냈다.

미국 법원이 K2AM 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광주시는 이미 투자한 670만 달러의 회수는 커녕 추가로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실제로 광주시 측 공동사업자인 광주문화콘텐츠 투자법인(GCIC)과 K2AM는 계약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920만 달러의 위약금을 계약 당사자에게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광주시 측은 기술력 부족과 국제 사기 의혹을 받은 K2AM 측 캘리포니아 법원에 K2AM 측을 상대로 70만 달러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 돈은 담보적 성격으로 은행 등 제3자 예탁에 의한 조건부 인출 가능한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돼 있다. 재판결과에 따라 광주시는 나머지 투자금 600만 달러의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미합작 입체영상변환 투자사업 추진 과정에 K2AM 측의 기술력 검증을 소홀히 해 광주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로 기소된 GCIC 대표 김모씨에 대한 형사재판도 진행 중이다.

광주지법 형사 6부(문유석 부장판사)는 9일 오전 김씨 등에 대한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선 김씨는 딜레마에 빠졌다.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아야 하지만 이 경우 K2AM 측이 미국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광주시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이번 사업은 광주시를 위해 진행한 것으로 죄가되지 않는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한데 이어 복잡한 재판 상황 등을 고려해 보석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재판부는 “지금 단계에서 보석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재판이 1년 넘게 걸릴 수도 있으니 체계적 의견교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4일 오후 광주지법 301호 법정에서 열린다.

김씨 측은 재판부에 강운태 광주시장과 K2AM 대표도 증인으로 불러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미국 재판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공판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핵심 관계자에 대한 증인신문은 미루기로 했다.

한편, 김씨는 2011년 1월부터 7월까지 K2AM의 실체와 기술력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사업준비자금 600만 달러를 송금하고, 출금 안전장치인 에스크로 계좌를 이용하지 않은 채 기술테스트 비용 70만 달러를 송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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