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원준 기자]SBS 새 월화드라마 '야왕'이 포문을 열었다. 개성강한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은 흥미를 높였으나, 잦은 회상신은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야왕'(극본 이희명, 연출 조영광 박신우)은 14일 오후 대장정의 첫 걸음을 뗐다. 첫 회인 만큼 등장인물 소개와 얽혀있는 갈등관계,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에 대한 예고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특검수사관들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하는 긴박한 상황으로 시작된 이날 방송은 금품 수수 의혹에 관련된 수사를 받는 영부인 주다해(수애 분)와 그런 그를 엄밀히 따져 물으려는 하류(권상우 분)의 날선 대립각이 그려졌다.

청와대를 방문한 하류를 보고도 침착한 모습을 잃지 않은 다해는 그를 지목, 단 둘이 관저 내실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이 때 두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은 정점을 찍었다. 다해를 향한 증오 가득한 눈빛의 하류와 그런 그 앞에서도 꼿꼿함을 유지하는 다해에게선 서늘함마저 느껴졌다.

"왜 죽였느냐"고 고함치는 하류와 총을 겨누는 다해. 이는 두 사람의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극은 영부인이 되기 전 다해와 검사가 되기 전 하류의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전개를 이끌어갔다. 하류와 다해의 첫 만남 그려진 것.

가난한 다해와 그럼에도 당당하고 순수한 그를 마음으로 품은 하류. 두 사람의 사랑은 날로 커졌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믿음을 키워나갔다.

예쁘기만한 두 사람의 핑크빛 기류는 드라마의 시작을 연 첫 장면을 더욱 부각시켰다.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두 사람이 과거엔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이었다는 사실이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높였다.

수애는 이날 방송에서 영부인 이 된 후 독기 품은 다해와 과거 순수한 모습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다해, 180도 달라진 면모를 모두 소화해냈다. 독기를 품은 눈빛부터 가난에서 벗어나려 흘리는 눈물 연기는 그의 연기 변신을 뚜렷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소탈하고 털털한 모습의 하류를 맛깔나게 연기해낸 권상우 역시 검사가 된 후 다해를 향한 증오 가득한 분노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달콤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로맨티스트로서의 모습까지 첫 회지만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이처럼 개성 뚜렷한 두 캐릭터와 맡은 역할을 잘 표현해낸 수애, 권상우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다해와 하류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 과도한 회상장면이 극의 몰입을 떨어뜨린 것. 첫 장면이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킨 뒤 과거로 돌아간 탓에 이후 그려진 회상 장면은 자칫 보는 이들의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었다.

첫 회의 마지막은 또 다른 극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칼로 사람을 찌른 다해의 모습에서 극이 마무리 됐다. 앞으로 이들 앞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의 서막에 관심이 집중된다.


황원준 기자 hwj1012@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