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

최근 몇 년간 외식, 창업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템 중 하나는 커피전문점이다.
　
지난 9일 발표된 '2012년도 서울시 사업체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은 20.1%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커피 산업이 부흥일수록 관련 기업이나 커피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현재의 중흥기를 이어나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난 1일 신년을 맞아 가족 친지들이 모두 모였다. 새해 덕담으로 가족들에게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1월 1일 마음에 새겼던 목표에 대한 초심과 기본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말해줬다. 초심과 기본의 충실. 어떻게 보면 쉬운 말이지만 작심삼일이라는 고사성어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해버리는 사람도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계획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초심과 기본이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마음 속에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두 글자 '사람'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본다. 지금의 커피는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업무 상 미팅을 하는 등 수단에 놓여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커피는 최초 생산부터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
　
다년생 쌍떡잎 식물인 커피나무는 가장 질 좋은 원두를 수확하기 위해 키를 2~2.5m로 유지하는데 높이 및 열매의 특성 상 사람의 손길로 일일이 따야 한다. 이후 가공 과정 역시 열매 자체를 바닥에서 말리는 건식법이나 열매의 과육을 벗기고 건조시키는 습식법 등에서도 사람이 관여된다. '핸드픽(hand pick)이라는 용어가 결점두와 이물을 골라내는 커피 가공의 과정에 가장 많이 사용이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생두를 볶는 것을 뜻하는 로스팅 과정은 또 어떠한가. 완벽한 밸런스의 커피를 위해 수많은 연구와 분석, 시도가 필요하며 매장에서 커피 한잔이 추출될 때까지 모든 과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굵은 땀방울이 녹아 들어있다.
　
이 때문에 산업의 미래를 사람에서 찾는 것이다. 커피점에서 볼 때에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일 것이며, 그 다음은 내부고객의 만족일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지탱하는 근간은 바로 맛이다.
　
좋은 질의 원두를 정직하게 공급하며 시시때때로 변하는 맛의 트렌드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완벽한 에스프레소 샷 추출을 위한 수많은 실험을 하는 과정은 그 무엇도 아닌 '맛'을 위한 노력이며 그것은 사람을 사랑하자는 근본에서 시작된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전국 매장에서 균등한 맛을 내기 위해서 이디야커피는 업계 유일의 커피연구소를 만들었다. 다양한 설비와 전문 인력을 통해 맛의 오차를 잡는 과정은 이러한 맛의 중요성, 그리고 사람에 대한 사랑의 대전제이다. 바로 나 자신과의 약속이며 고객에 대한 사명인 것이다.
　또한 내부고객에 대한 사랑 또한 경시하지 않아야 한다. 조직을 이끄는 생명력과 힘은 바로 내부고객인 직원들에서 비롯된다. 직원들에 대한 과감한 지원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다. 그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들으려는 수평적 소통은 시간을 지체시키는 게 아니라 조직을 결속시킨다.
　
올 한해도 업계는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기본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해 봐야하지 않을까. 과감한 도전보다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는 초심과 기본에 충실한다면 2013년에는 커피전문점의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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