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30년가까이 법관으로 생활하면서 판사로 근무하는 동안 사건 하나하나 당사자들이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과 억울함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항상 공정하고 구체적 타당성있는 재판을 하도록 노력했다"면서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는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 기본권 특히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6년간 헌법재판관으로 재임하면서 어떤 이유로 결론에 도달했는데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면서 "헌법재판관 시절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좌우명으로 삼아 쉽게 다수 의견을 따르기보다는 제 의견을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제시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장이 되면 '부동이화'(不同而和), 즉 서로 다른 의견들을 존중하면서도 조화를 이뤄가는 것이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 후보자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원장이었던 렌퀴스트(Rehnquist)는 보수적 입장에서 원칙을 잘 지키면서도 중요한 사건에서는 보수, 진보의 입장을 떠나 소신있는 결정을 내렸다는 후세의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러한 평가를 받는 헌법재판소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 말미에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헌법재판관 퇴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적 가치관'을 재판관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 꼽은데 대해서는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여야 하며 헌재의 선례 변경은 신중히 해야 한다는 취지였지, 헌법 재판에 있어 보수적 가치관을 가져야만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헌법재판은 보수적 의견과 진보적 의견이 서로 조화를 이뤄 결론을 내리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부연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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