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애플 특허 침해를 인정한 예비판정을 전면 재심사한다. 스마트폰의 미국 내 판매 금지를 당할 뻔한 삼성전자는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 4건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지난해 예비판정 결과를 재심사하기로 했다.

ITC는 지난해 예비판정에서 삼성전자의 침해가 인정된 특허 4건을 재심할 계획이다. 재검토가 결정된 특허 4건은 ▲아이폰 전면 디자인(특허번호 678) ▲이어폰에서 플러그 내 마이크를 인식하는 기능(특허번호 501) ▲중첩된 반투명 이미지(특허번호 922) ▲휴리스틱스(특허번호 949) 등 4건이다. 이중 501 특허, 922 특허 2건과 관련해서는 예비판정을 내린 토머스 펜더 판사에게 자료 보강을 지시했다. 앞서 미국 특허청(USPTO)이 지난해 12월 949 특허를 무효라고 예비 판정한 바 있어 최종판정에서는 비침해로 결론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측은 "ITC의 예비판정 재심사 결정을 환영한다"며 "최종판정에서는 당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예비판정을 받은 제품은 갤럭시S와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등 스마트폰과 갤럭시탭 10.1 등 태블릿PC 등이다. 현재 주력 제품인 갤럭시S3나 갤럭시노트2는 포함되지 않았다.
　
ITC는 이날 재심사 결정과는 별도로 삼성전자가 제소한 애플 특허 침해 건에 대해서도 재심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ITC는 예비판정에서 애플이 삼성전자가 주장하는 특허 4건을 모두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ITC가 최종판정에서 삼성전자의 주장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 판결은 ITC가 두 차례나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심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비판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ITC가 미국 대통령 직속기구로 행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어 일방적으로 자국 기업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애플 ITC 소송의 최종판정은 2월과 3월 나올 예정이다. 2월6일에는 애플의 특허 침해, 3월27일에는 삼성의 특허 침해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온다. 다만 이날 재심사 결정에서 2건의 특허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 3월27일 판정은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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