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24일 "지금은 경제민주화를 하고 싶어서 하고, 하기 싫어서 안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년 내내 경제민주화 강조했기 때문에 상당 부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현대빌딩에서 '경제민주화 과제와 그 실천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 초청강연자로 나서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고 경제민주화란 말이 사라질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열린 포럼 '오늘'(공동대표 권오을)이 행사를 주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첫해부터 실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내년 지방 선거에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연내에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그는 "요즘 경제가 부진하다며 '경제민주화 같은 뚱딴지 같은 소리는 때려치우고 성장에 힘을 모으자'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제가 보이게 그렇게 하다가는 또 한번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예를 들면서 "경제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해 감세를 했다지만 실제로 성장률이 좋아졌느냐"고 반문하며 "만약 (경제 주체가) 스스로 절제를 못하는 것을 방치하면 오늘날의 양극화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법 과정에서 엄청난 로비가 전개될 것인데 이를 물리치고 정치적으로 경제민주화를 관철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경제 세력의 힘이 너무 강해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실천할 수 없는 단계가 되면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미국에서 체류 중인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안 교수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안철수 현상'이 왜 나왔느냐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이 당면한 과제를 파악하고 말로는 해결해야겠다고 얘길 하면서 실제로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안철수 현상의 등장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의 멘토'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정치 불신) 자체가 우리 정치의 안정을 파괴하고, 정치안정이 파괴되면 경제도 효율을 가져올 수 없다"면서 "정치를 욕하는 사람이 많은데, 여의도 즉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국민이 뒷받침해야 우리 사회가 정상적 질서를 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 '오늘'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이끄는 남경필 의원과 안형환 의원, 조전혁 전 의원, 박계동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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