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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개발원 "해운업체 유동성 위기 심각"

최종수정 2013.01.25 15:43 기사입력2013.01.2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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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선박 과잉·고유가 겹쳐 최대 위기
회사채 신속 인수제 도입 등 특단 대책 필요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최근 들어 우리나라 해운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선박 공급 과잉과 급등한 연료유 가격 등으로 해운회사들의 채산성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5일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본부장은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3 해운물류 전망대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올해로 5년째 접어들고 있지만 해운시황 침체는 지속되고 있다"면서 "완공된 선박이 끊임없이 시장에 투입되고 있어 운임이 좀처럼 상향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올 상반기가 지나면서 선박공급이 다소 줄어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은 있지만 지난 10여년간 4배나 오른 연료유 가격 등으로 해운회사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처음 등장했던 국제 크루즈 '클럽 하모니호'가 올 2월부터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STX도 STX팬오션을 매물로 내놓았다. 또 불황으로 최근50여개 해운회사가 문을 닫았다.

해양수산개발원은 가장 큰 문제로 2조원 이상의 회사채를 꼽았다. 올 상반기에만 1조4000억원이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어 신용 A등급 이하에 있는 해운회사는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

이에 해양수산개발원은 해운회사의 유동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2001년에 시행해 효과를 본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담보부 사채 발행도 유동성 위기에 몰린 해운회사의 숨통을 튀어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하이일드펀드 발행에 분리 과세와 같은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담보부 사채를 제외하고서는 일부 정책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그 경우 나머지는 모두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어 해운회사 회생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이유다. 하이일드 펀드는 펀드의 10% 정도를 비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회사채 신용도가 낮은 해운회사 채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헌 펀드를 말한다.

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해운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앞으로 수출입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져 경제 운영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해운회사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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