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정절벽 우려 완화 등 영향
원고·엔저로 가격경쟁력은 떨어져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올 1·4분기 우리나라 수출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재정절벽 우려 완화 등의 영향이다.

하지만 원고·엔저로 인해 가격경쟁력은 더 떨어져 품질 개선을 통한 시장 다변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코트라와 삼성경제연구소는 '2013년 1분기 코트라-세리 수출선행지수'를 공동 발표하고 이같이 예상했다.

수출선행지수는 해외 구매업체(바이어)들의 주문 동향을 토대로 수출경기를 예측하는 것이다. 50 이상이면 전분기보다 수출 호조, 50 미만이면 수출 부진을 의미한다.

코트라가 지난해 12월 18~28일 바이어 및 주재상사 근무자 20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분기 수출선행지수는 51.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1.1포인트 오른 것이다.

수출 분위기가 개선된 가장 큰 요인은 최근 미국 재정절벽 우려 완화와 유로존 위기 해법 모색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이어 및 주재상사 근무자들의 현지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수입국경기지수가 전분기 42.5보다 3.5포인트 상승한 46.0을 기록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반면 품질경쟁력지수와 가격경쟁력지수는 전분기보다 하락해 수출 여건이 녹록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원고·엔저 등의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지수는 2.1포인트 떨어져 49.6을 나타냈다. 다만 품질경쟁력지수는 0.9포인트 소폭 내려가긴 했지만 57.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 수출선행지수는 우리나라의 주력시장인 중국이 55.9, 북미가 56.3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아프리카(57.7)·독립국가연합(CIS, 55.9) 등도 수출 여건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도 1.4포인트 상승한 47.7을 기록했다. 반면 유럽은 2.8포인트 떨어진 42.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1분기에도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아시아(51.1)·중남미(53.2) 전분기보다 수출선행지수가 각각 4.5, 2.2포인트 하락해 수출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

품목별로는 석유화학이 58.6, 액정표시장치(LCD)가 57.4, 가전이 52.8로 크게 올랐다. 자동차 54.4, 식품류 58.9, 컴퓨터 54.8, 섬유류 52.4도 지수가 개선됐다. 자동차부품과 반도체는 모두 50으로 기준치에 머물렀다.

일반기계는 전분기보다 1.7포인트 상승한 45.4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며 수출이 부진할 전망이다. 무선통신은 54.7, 석유제품은 48.6, 철강은 48.5로 수출증가율이 전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코트라 관계자는 "세계 경제 여건은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출시장과 품목을 다변화해 변동성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수출 가격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므로 품질 개선과 새로운 주력 수출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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