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워싱턴 정가에 로비 자금으로 사용한 자금 규모가 애플과의 소송 때문에 그 어느 해보다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정치자금 추적·조사 전문 민간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워싱턴 정가 로비용 자금으로 약 85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까지 전문 로비업체 '에이킨 검프(Akin Gump)' 등을 통해 37만달러를 지출했으나 4분기에만 48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했다. 애플과의 소송 탓에 4분기 로비 비용이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지출한 로비자금 비용은 애플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애플은 4분기에만 54만달러를 포함해 지난해 총 197억달러를 워싱턴 정가 로비 자금으로 지출했다. 그나마 2011년 220억달러에 비해서는 그 규모가 다소 줄었다.

CRP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의 경쟁자로 떠오른 삼성이 작년 연말에 로비활동을 크게 강화했다"면서 "두 업체의 로비활동 보고서를 보면 치열한 특허권 소송 전쟁을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미국 정치권 등에 대한 로비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입한 업체는 구글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은 2011년 960만달러에 거의 2배에 달하는 182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이 각각 800만달러와 400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고, 애플과 삼성이 4, 5위를 차재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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