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야권은 29일 전날 삼성반도체 불산누출사고와 관련 사상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삼성전자의 사고 이후 조치와 안전불감증을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는 그동안 노동자 백혈병 발병 및 사망 사고 등 인재(人災)가 끊이지 않았는데, 다시 불산 누출이라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세계 1등 기업이라는 삼성전자에서 세계 꼴찌 기업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고가 발생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매출 면에서는 초일류 기업인지는 몰라도, 일하는 사람의 안전 측면에서는 최악의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특히 "사고의 대응 면에서도 삼성전자는 낙제점"이라며 "늑장 신고와 저장탱크 밸브 관리미흡, 직원 대피 소홀 등 삼성전자는 사고를 축소ㆍ은폐하기에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노동자 백혈병 발병에는 모르쇠하고, 불산 누출사고는 쉬쉬했다"며 "삼성은 돈은 많아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검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후진적 기업 문화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구미 불산 누출사고와 상주 염산 누출사고 이후, 환경부 등 관계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다시는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와 같은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화학물질 관리 대책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의 명복을 빌며, 가족 분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고현장인 화성이 지역구(화성을)인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채인석 화성시장, 지역 시의원, 당국자들과 함께 이날 오전 삼성전자를 방문, 사고은폐의혹 등을 질타하고 사고원인의 투명한 공개와 지속적인 안전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진보정의당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초일류기업을 자부하는 삼성이 노동자의 안전에 이토록 소홀했다니, 참으로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삼성전자는 사고 발생 직후 주민들은 물론 노동자들에게 알려서 서둘러 대피시켰어야 했지만, 언론이 사고 소식을 보도하기 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해 삼성전자는 사고경위와 처리과정에 관한 공식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며 "아울러, 정부당국과 관계기관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부실한 안전관리와 사고대응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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