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북한대표팀 공격수 정대세(수원)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동의 아래 국내 선수 자격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선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1일 "최근 AFC에 정대세의 신분 문제를 문의한 결과 북한과 한국 국적을 모두 인정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식 문서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정대세는 K리그 클래식과 마찬가지로 국내 선수와 동일한 자격으로 ACL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정대세는 재일동포 3세로 한국 국적의 아버지와 조선(재일동포) 국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아버지의 호적을 따라 한국 국적을 부여받았지만 주민등록을 하지 않아 그동안 조선적(籍) 신분으로 살아왔다.

조총련계 학교를 졸업한 그는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 소속이던 2007년 6월 북한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의 중재로 북한 대표팀 선수로 뛸 수 있게 허락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북한 여권도 취득했다.

정대세의 ACL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 건 AFC의 규정 때문이다. 북한 여권을 가진 선수들도 한국 선수로 인정하는 K리그 클래식과 달리 AFC는 여권 소유를 국적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 경우 정대세는 수원 소속 외국인 선수로 분류돼 아시아쿼터 제약을 받는다. 현재 수원에는 보스나(호주)가 아시아쿼터로 활약하고 있어 두 선수의 ACL 출전을 조율해야 하는 애매한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다.

수원 관계자는 "아르헨티나 출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스페인 이중국적을 인정받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유럽 선수와 동등한 자격으로 뛰고 있다는 점을 AFC측에 설명했다"면서 "다행히 정대세의 신분 문제를 원만하게 매듭지었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정대세의 국적을 규정하는 문제와는 별개"라고 전제한 뒤 "AFC는 국내 프로축구 로컬룰을 존중해 ACL에 뛸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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