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긴축 재정을 주도하던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스캔들 의혹에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라호이 총리가 자신과 집권 국민당에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2일(현지시간) 당사에서 열린 특별간부회의에 출석해 "비자금을 받았다거나 나눠줬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나는 당에서나 어디에서도 '검은돈'을 받거나 건넨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음 주에 재산 명세와 개인 계좌 모두를 홈페이지 등에서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의혹은 지난달 전 국민당 재무담당 루이스 바르세나스의 비리를 심리하던 법원이 바르세나스가 몇해 전 스위스 은행에 2200만 유로(약 328억 원)를 예치한 사실을 밝히면서 터져 나왔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파이스가 바르세나스가 작성했다는 비밀 회계장부의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의혹이 점점 확산했다.

이 장부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는 1997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약 2만5000유로(3700만 원 상당)를 받았으며 다른 당 고위간부들도 비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 파이스는 이 자금이 건설업계에서 흘러들어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민당사 주변에는 수백 명이 모여 진상 규명과 라호이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도 사이트 개설 3일 만에 70만 명이 서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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