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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北핵·인사…새정부 5년 가늠할 위기의 5일
최종수정 2013.02.04 11:10 기사입력2013.02.04 11:10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 최대 고비를 맞았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계기로 밀봉ㆍ깜깜이라는 단어로 지칭되는 '불통' 스타일의 리더십을 개방적이고 공개와 소통, 협치를 중요시하는 민주적 리더십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당선인은 또 새 정부 출범을 3주 앞둔 이번 주 중 가장 시급한 현안인 국무총리ㆍ내각 인선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임박한 북한 핵실험도 박 당선인의 대북 정책을 시험대에 오르게 할 전망이다.
오는 25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박 당선인이 맞이한 가장 큰 난제는 리더십의 문제다. 대선 이후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특유의 리더십이 취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작용과 반발 등 난관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변신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박 당선인은 15년의 정치인 생활 동안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얻어내 마침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됐다. 박 당선인은 한동안 몸담고 있던 정당에서 마이너 정치인으로 설움을 겪었고,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편하게 정치를 한다', '정책적 비전이나 내공이 부족하다', '수첩 공주' 등의 비아냥 섞인 평가를 받았지만 이를 극복했다.
이 과정에서 박 당선인은 아버지를 꼭 빼닮은 카리스마, 즉 과정의 번잡함을 싫어하고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효율성을 선호하는 리더십을 갖췄다. 각종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의 전국 선거 조직이 일사 분란하고 효율적인 선거 운동을 통해 밑바닥을 훑어나갔던 것은 박 당선인의 강력한 카리스마ㆍ추진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대선 후 인수위ㆍ국무총리 후보자ㆍ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 인사와 정부조직개편안 마련 등을 진행하면서 박 당선인의 기존 리더십은 '대통령'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반발에 직면했다. 강력한 카리스마ㆍ효율성을 선호하는 추진력 등은 다양한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국회 인준 무산 등의 인사 참사 등 그동안 나타난 혼선은 이같은 박 당선인 특유의 리더십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게 비판 진영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은 객관적 인사 검증 시스템 마련 등 스타일ㆍ리더십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혼자서 결단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당선인도 최근 다소 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 자진 사퇴 후 박 당선인의 대외 행보가 대폭 늘어났다. 시도 지사들과 만났고, 당내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 인수위 분과별 국정과제토론회에도 직접 참석하고 있으며, 내용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리더십과 스타일을 바꾸게 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새누리당 한 인사는 "박 당선인은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는 뭔가를 쉽게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독자적인 리더십을 통해 각종 선거에서 승리를 해 온 경험 탓에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 국정 운영 과정에서 리더십의 변화를 추구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와 함께 이번 주 중 총리ㆍ내각 인선을 마쳐야 한다. 박 당선인은 김 전 총리 후보자의 예기치 않은 낙마로 인해 리더십 손상은 물론 새정부 출범 일정 지연 등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마냥 총리 후보 지명이 늦어지면서 장관 인선 등의 순연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박 당선인은 새 총리 후보자가 반드시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도덕성ㆍ역량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다시 한 번 총리 후보가 낙마하는 일이라도 벌어지면 장기간의 국정 공백 등 감당하지 못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도 최근 황우여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ㆍ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나면서 인사청문회에 대해 걱정하는 등 고민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청와대 비서실장을 먼저 인선해 내각ㆍ총리 인사 검증을 지휘하게 한 후 천천히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박한 북한 3차 핵실험 문제는 박 당선인의 대북 정책을 시험대에 오르게 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남북이 여태까지 합의한 약속을 지켜 신뢰를 쌓고 갈등을 풀어가자는 단계적 남북 관계 개선론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이름의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북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박 당선인은 대북 정책을 처음부터 새로 짜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된다.
박 당선인은 일단 북 핵실험에 대해 "용납할 수 없고, 추가 도발이 있으면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통해 소형 핵탄두 개발ㆍ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폭탄 개발 등에 성공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북한이 핵무기 대량 생산과 원거리 투하가 가능한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6자회담 등 현재까지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접근 방식이 의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을 송두리째 바꾸게 될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벌어질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 답을 내놔야 할 상황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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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인은 또 새 정부 출범을 3주 앞둔 이번 주 중 가장 시급한 현안인 국무총리ㆍ내각 인선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임박한 북한 핵실험도 박 당선인의 대북 정책을 시험대에 오르게 할 전망이다.
오는 25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박 당선인이 맞이한 가장 큰 난제는 리더십의 문제다. 대선 이후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특유의 리더십이 취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작용과 반발 등 난관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변신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박 당선인은 15년의 정치인 생활 동안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얻어내 마침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됐다. 박 당선인은 한동안 몸담고 있던 정당에서 마이너 정치인으로 설움을 겪었고,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편하게 정치를 한다', '정책적 비전이나 내공이 부족하다', '수첩 공주' 등의 비아냥 섞인 평가를 받았지만 이를 극복했다.
이 과정에서 박 당선인은 아버지를 꼭 빼닮은 카리스마, 즉 과정의 번잡함을 싫어하고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효율성을 선호하는 리더십을 갖췄다. 각종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의 전국 선거 조직이 일사 분란하고 효율적인 선거 운동을 통해 밑바닥을 훑어나갔던 것은 박 당선인의 강력한 카리스마ㆍ추진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대선 후 인수위ㆍ국무총리 후보자ㆍ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 인사와 정부조직개편안 마련 등을 진행하면서 박 당선인의 기존 리더십은 '대통령'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반발에 직면했다. 강력한 카리스마ㆍ효율성을 선호하는 추진력 등은 다양한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국회 인준 무산 등의 인사 참사 등 그동안 나타난 혼선은 이같은 박 당선인 특유의 리더십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게 비판 진영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은 객관적 인사 검증 시스템 마련 등 스타일ㆍ리더십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혼자서 결단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당선인도 최근 다소 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 자진 사퇴 후 박 당선인의 대외 행보가 대폭 늘어났다. 시도 지사들과 만났고, 당내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 인수위 분과별 국정과제토론회에도 직접 참석하고 있으며, 내용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리더십과 스타일을 바꾸게 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새누리당 한 인사는 "박 당선인은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는 뭔가를 쉽게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독자적인 리더십을 통해 각종 선거에서 승리를 해 온 경험 탓에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 국정 운영 과정에서 리더십의 변화를 추구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와 함께 이번 주 중 총리ㆍ내각 인선을 마쳐야 한다. 박 당선인은 김 전 총리 후보자의 예기치 않은 낙마로 인해 리더십 손상은 물론 새정부 출범 일정 지연 등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마냥 총리 후보 지명이 늦어지면서 장관 인선 등의 순연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박 당선인은 새 총리 후보자가 반드시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도덕성ㆍ역량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다시 한 번 총리 후보가 낙마하는 일이라도 벌어지면 장기간의 국정 공백 등 감당하지 못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도 최근 황우여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ㆍ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나면서 인사청문회에 대해 걱정하는 등 고민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청와대 비서실장을 먼저 인선해 내각ㆍ총리 인사 검증을 지휘하게 한 후 천천히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박한 북한 3차 핵실험 문제는 박 당선인의 대북 정책을 시험대에 오르게 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남북이 여태까지 합의한 약속을 지켜 신뢰를 쌓고 갈등을 풀어가자는 단계적 남북 관계 개선론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이름의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북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박 당선인은 대북 정책을 처음부터 새로 짜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된다.
박 당선인은 일단 북 핵실험에 대해 "용납할 수 없고, 추가 도발이 있으면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통해 소형 핵탄두 개발ㆍ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폭탄 개발 등에 성공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북한이 핵무기 대량 생산과 원거리 투하가 가능한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6자회담 등 현재까지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접근 방식이 의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을 송두리째 바꾸게 될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벌어질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해 답을 내놔야 할 상황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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