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오늘 문을 열었다. 다음 달 5일까지 열릴 임시국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조직법 개정, 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산적한 민생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정치쇄신 관련 입법, 쌍용차 사태 해결 방안 등도 과제다. 쌓인 현안에 비해 시간이 빠듯하다. 여야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국회가 되도록 당리당략을 버리고 국민 본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임시국회의 중요한 첫 과제는 정부조직 개편안의 처리다. 쟁점은 '공룡 부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능과 업무에 대한 조정 논란이다. 통상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전, 청와대 경호실의 장관급 격상 등도 논쟁거리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물론 정부와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이견이 있다. 순조롭게 처리될지 미지수다. 큰 틀에서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질 건 따지되 협력할 건 협력해 14일 처리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한다.
　
총리 및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간단치 않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이후 후속 인선이 늦어지면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일정상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25일) 전까지 내각을 제대로 구성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졌다. 취임 후 한동안 이명박 정부의 총리나 장관을 데리고 국정을 꾸려가야 하는 '어색한 동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박 당선인은 주요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 물론 시간에 쫓긴다고 무난한 인물을 적당히 고르라는 얘기는 아니다. 청문회를 통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고르는 것이다. 야당도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철저를 기하되 과거 행적의 신상털기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다. 두루 업무 능력을 짚어보는 합리적인 청문회가 되도록 협조할 필요가 있다.
　
여야는 당초 1월에 임시국회를 열기로 했던 약속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생은 뒷전인 채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새정부 출범 전까지의 일정을 고려하면 현안 처리를 위한 시간이 빠듯하다. 정파적 논리도 정쟁만 벌일 경우 새 정부 출범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새정부 출범과 때를 같이해 뿌리 깊은 정치 불신을 씻고 민생을 책임지는 국회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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