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34개국 중 결혼은 3위, 출산은 꼴찌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결혼율 대비 출산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은 많이 하지만 아기는 적게 낳는다는 얘기다. 이는 결혼을 늦게 하는 사람이 늘면서 여성이 첫 아이를 낳는 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육아부담도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다.

4일 OECD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조혼인율은 7.13건으로 34개 회원국 중 3위를 차지했다. 조혼인율은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 비율을 나타낸다. 반면 15~49세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수의 기대값인 합계출산율은 2010년 1.23명에 그쳐 OECD 회원국 중 꼴찌였다.



특히 출산율 하락폭은 세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멕시코를 제외하고는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출산율이 감소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을 기록한 이후 30년 새 1.23명으로 줄었다. 아기수가 평균 3.30명 줄어든 것이다. 1970년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멕시코(6.77명), 터키(5명) 다음으로 출산율이 높았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헝가리의 경우 1970년 1.97명에서 2010명 1.26명으로 30년 새 0.71명 감소하는 것에 그쳤다. OECD 평균도 0.93명 감소였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아기를 낳지 않는 것은 결혼이 늦어지면서 첫 아이를 낳는 연령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 연령은 지난 1990년 평균 24.4세에서 2012년 평균 29.1세까지 높아졌다. 첫 아이 출산은 30~34세쯤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 육아비용이 늘어나면서 육아부담이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육아 부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녀 사교육비로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약 20조원이 나갔다. 학생 1인당 연평균 288만원이다.

한편 조혼인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터키(9.04건)였다. 미국이 7.31건으로 2위를 차지했고 한국이 그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조혼인율은 OECD 평균인 5건보다 많았다. 조혼인율이 낮은 나라들은 대부분 유럽에 위치해있었다. 스페인이 3.76건, 룩셈부르크가 3.49건이었고 슬로베니아는 3.17건으로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은 이스라엘이 3.03명으로 가장 많았고 OECD 평균은 1.74명이었다. 우리나라는 꼴찌를 기록했고 이어 헝가리(1.26명), 포르투갈(1.37명), 스페인(1.38명)이 뒤를 이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39명이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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