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빈 기자] 인천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입주자들이 과장광고 및 기반시설 미비로 집값 하락 피해를 봤다며 시공업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가운데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와 입주자들이 광고금지가처분신청을 둘러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현대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협의회는 5일 현대건설이 협의회장 등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광고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억압하기 위한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가 현대건설의 지난 20009년 분양 당시 과장광고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신문광고와 유투브 동영상 제작에 나서자 이를 막기 위해 지난달 말 법무법인 세종을 소송대리인으로 법원에 광고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현대건설이 법원의 인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회장 등이 광고게재를 강행할 경우 각각 5000만원을 회사에 지급하라는 내용도 가처분에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자신들의 카페 게시판에 회원들이 올린 글을 현대건설 측이 무단 복제하고 이를 가처분신청의 자료로 활용한 것은 명백한 위법 사항이라며 광고금지가처분 신청 철회를 요구했다.

정모 회장은 “협의회 카페를 현대건설이 실시간 사찰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글로벌 기업인 현대건설이 동원할 방식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협의회는 동영상 제작 업체를 선정하고 광고시안도 만들었으나 현대건설 측의 가처분 신청과 광고비용 부담 문제로 광고 실행은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이미지 추락을 우려해 가처분을 신청한 것은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아파트를 분양받은 직원이 있어 협의회 동향을 알았을 뿐 사찰이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영종하늘도시 현대힐스테이트는 전용면적 83㎡ 1629세대로 지난해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나 현재까지 300여 가구만 입주했다.

한편 인천지법 민사14부는 지난 1일 현대힐스테이트, 동보노빌리티, 우미린 38블럭, 한양수자인, 신명 등 영종하늘도시 5개 아파트단지 수분양자 2000여명이 시공업체와 금융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분양계약 해제 및 분양대금반환 등 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입주자들의 분양계약 해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재산상 손해가 인정된다며 건설사들이 위자료 2%를 포함해 분양대금의 12%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재판부는 분양 당시 제3연육교, 제2공항철도, 학교 등 3가지 부분에서 과장광고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동일 법원이 1심 선고에서 건설사들의 과장광고를 일부 인정한 가운데 현대건설이 입주예정자협의회장 등을 상대로 신청한 광고금지가처분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영빈 기자 jalbin2@


김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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