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후보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승미 기자]지난 8일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 후보자에 대한 야권의 시선이 날카롭다.

민주당은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자진사퇴 이후 고심을 거듭해온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은 최대한 존중하겠다면서도 총리로서의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홍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30년 동안 검사생활을 한 점을 감안해 국민통합과, 경륜과 식견을 갖춘 초대 국무총리로서 역할을 다할지 제대로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지난 8일 비대위 회의에서 박기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첫 마음 그대로 통 크게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면서 "또한 당선인의 구상을 존중하면서 법과 절차에 따라 상식과 순리에 맞게 차근차근 검증과정을 밟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정과 민생을 책임지고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실현하며, 국민과 소통하고 또한 의회와 소통할 수 있는 인사인지 세심하게 따져볼 것"이라며 "국민적 도덕기준에 맞춰 공직자로서의 품격도 살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시간에 쫓겨서 검증을 요식적인 행사로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늦은 만큼 후보자들과 여당의 적극적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병호 비대위원은 "새로 지명된 총리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동안 많이 지적되었던 밀봉 인사, 깜깜이 인사 스타일은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리후보자 낙마와 같은 문제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염려된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은 본인 수첩만 보지 말고 국민의 수첩도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근 비대위원은 "국민들의 최대 관심은 이번에는 제대로 검증된 인사인지 하자가 없는 인사인지에 모아져있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은 도덕성 검증과 업무능력 검증을 이분법으로 나눠보지만 국민들에게 도덕성과 업무능력은 똑같은 고위공직자의 필수 조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 실수는 누구나 하지만 똑같은 실수를 두 번 이상 반복하면 그것은 더 이상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라면서 "학생이 틀렸던 수학문제를 또 틀린다면 그것은 그 문제를 풀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이다. 총리 후보자가 부디 더욱 낮아진 검증림보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지난해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한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당시 비대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맡았으며 정 후보자를 공천심사위원장에 임명했다. 새누리당은 공천과정에서 일부 후보가 여성비하, 역사관문제 등으로 공천이 취소됐었으며 총선 후에는 당선자 가운데 일부가 공천헌금파문과 성추문, 논문표절의혹 등에 휩싸여 자진탈당이나 제명처리된 바 있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지난 총선 새누리당의 공천은 '개혁공천'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친박의 공천이었다"면서 "정홍원 총리후보자 내정은 인물난 속에서 나온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친박공천'에 대한 보은 인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도 늦은 인선이지만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총리직 인만큼 정홍원 총리 후보자에 대해 법질서와 국민요구에 부합하는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이에대해 새누리당은 정 후보자가 30여년의 검찰생활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확고한 국가관, 창의적 업무처리, 원만한 인품으로 국무총리로서의 자질과 역량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도 정 후보자가 총리로서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분인지를 국민의 눈높이에서 법과 기준에 따라 꼼꼼히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인사청문회가 '신상털기,'의혹부풀리기'가 돼서는 안된다며 야당의 적극적 협조를 바랐다.

새누리당은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에 속도를 냈다. 후보자 발표가 있던 지난 8일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청문위원으로 총 7명의 위원을 선임했다. 인사청문위원장에 원유철 의원(4선, 경기 평택갑), 인사청문위원회 간사에 홍일표 의원(재선, 인천 남구갑), 위원으로는 이진복(부산 동래, 재선), 김희정(부산 연제, 재선), 신동우(서울 강동갑 초선), 이완영(경북고령, 성주, 칠곡, 초선) 이장우(대전 동구,초선)의원이 선임됐다.

특위위원장에 선임된 원유철 의원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중요한 시기에 무거운 자리를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철저한 준비와 완벽한 검증을 바탕으로 새로운 총리 후보자가 국무총리로서의 국정수행능력과 도덕성, 비전을 갖추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국회 인사청문회의 모범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여야 청문위원님들과 함께 지혜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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