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금융투자회사들이 불황에 시달리면서 작년 최소 24차례 이상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유상증자도 10차례나 있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비상장 금융투자사들은 지난해 총 24차례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 방식은 3자배정이나 주주배정 증자였으며 유상증자를 단행한 금융투자사 대부분은 실적부진에 시달리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각각 3차례씩 유상증자를 실시한 애플투자증권과 한맥투자증권을 포함해 코리아알비증권, 비오에스증권 등 4개 증권사가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26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대신자산운용을 비롯한 5개 운용사와 7개 자문사 역시 유상증자를 통해 운용자금을 마련했다.

애플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3월과 6월, 12월 세차례 각각 20억원, 2억원, 15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총 37억원 규모다. 작년 초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한맥투자증권도 작년 9~10월 3차례 총 3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두 증권사는 모두 작년 9월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다.

대신자산운용은 작년 6월 대주주인 대신증권을 대상으로 한 260억원 규모의 '통큰' 유상증자로 대규모 자금수혈에 성공했으며, 삼천리자산운용 또한 작년 1월 최대주주 삼천리를 대상으로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문제는 올해도 업황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가 1900~2000포인트 사이를 오가고 있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유가증권시장 + 코스닥시장)은 지난달 6조원 초반대로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달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만 9000어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펀드자금 이탈 추세도 지속 중이다. 이에 올해도 불황을 견뎌내기 위한 각 금융투자회사들의 유상증자 결정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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