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대형마트의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설날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달 영업실적이 역대 최저점을 찍으며 절박해진 대형마트들이 사활을 건 땡처리 행사를 펼쳤지만 경기 침체 파고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명절에 대형마트가 역신장을 기록한 것은 대형마트가 생긴 이래 지난 해 추석에 이어 두 번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설날행사를 시작한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9.7% 역신장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기간 전체 매출 역시 전년대비 9.9% 역신장하며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 소비 위축과 의무휴업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불황으로 개인구매 고객들이 선물수요 품목수를 줄이고 구매금액을 낮추면서 대형마트 선물세트 매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청과 선물세트는 사과+배 혼합선물세트가 24%, 사과 선물세트가 20% 신장했지만 가격이 오른 배 선물세트의 경우 22% 역신장하는 등 전체적으로는 5%의 역신장을 나타냈다.

행사기간 동안 갈비선물세트 역시 5.8% 역신장했고 지난 추석 5만원 이하 저가 세트를 선보이며 판매량이 늘어났던 굴비세트는 이번 설 행사기간 동안 30% 가까이 매출이 떨어졌다.

이 외에도 한과 -37%, 민속주 -15%, 양주 -17% 등 전년보다 신장한 상품군을 찾기 힘들 정도로 경기한파가 심했다.

김진호 이마트 프로모션팀 팀장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법인은 물론 개인구매 수요까지 줄면서 이번 설날 선물세트 행사는 지난 추석보다도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났다"며 "가격소구력이 강한 상품들까지도 신장세가 주춤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소비경기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리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달 24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설 세트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간 대비 -5.7%로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했다.

생선과 건해산물이 각각 -11.4%, -11.2%를 기록해 소비침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으며 축산 -10.3%, 채소-6.1% 등으로 극심한 부진을 나타냈다. 설 선물세트 단골 메뉴인 과일세트 역시 -5.9%로 소비 침체를 반영했다.

홈플러스 역시 24일부터 11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이 3.3% 역신장했다.

정원헌 롯데마트 팀장은 "설 매출 부진의 영향은 대형마트 규제로 인한 휴무 영향이 가장 컸고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은 것이 요인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선 및 고가 세트의 판매가 줄어든 반면 저가상품군만 팔린 것도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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