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14일 안기부X파일을 인용해 '삼성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잃었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장에 선 노 공동대표는 "8년 전 그날, 그 순간이 다시 온다하더라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이날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노 공동대표는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했다.

노 공동대표는 대법원 판결 직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유죄를 확정한 것은 뇌물을 줄 것을 지시한 재벌그룹회장, 뇌물을 받은 떡값검사들이 모두 억울한 피해자이고, 이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 저는 의원직을 상실한 만한 죄를 저지른 가해자라는 판결"이라며 혹평했다. 그는 특유의 비유법을 활용해 "폐암환자를 수술한다더니 암 걸린 폐는 그냥 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사고와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서도 뜨거운 지지로 당선시켜주신 노원구 상계동 유권자들께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완성될 날을 앞당기기 위해 국회를 떠나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국회를 떠나는 노 공동대표는 "10개월 만에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다시 광야에 서게 됐다"며 "대법원의 판결은 최종심이 아니며 국민의 심판, 역사의 판결이 아직 남아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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