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오종탁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북한이 도발하면 협상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북한의 핵문제를 끊는데 긴요하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 도발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며, 이를 통해서 북한은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북한의 핵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또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틀 안에서도 북핵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고노 전 의장은 "한·일간의 긴밀한 관계 강화가 필요하다"며 공감의 의사를 표시했다. 고노 전 의장은 또 "최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해서 북한의 핵실험과 핵보유라는 부적절한 사태가 없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도 "지금은 세계 어느 나라도 혼자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서로 힘을 합해야만 경제, 사회의 안전과 안보를 지킬 수 있다"며 "한·일간의 긴밀한 관계야말로 동북아 경제공동체,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비전을 실천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은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당선인은 "두 나라가 얼마든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한·일간의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과거사 문제가 국민정서를 자극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에 장애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피해자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입장에 서서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고노 전 장관은 "역사를 직시하고 진지하게 역사에서 배운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일본 정치 후배들이 이런 마음을 갖고, 우리시대 문제는 우리세대가 해결하고 젊은이들은 새로운 시대에서 활약하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다만 박 당선인과 고노 전 의장은 독도 문제나 고노 담화 수정 등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접견에는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과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가 참석했다. 우리측에서는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과 윤병세 외교부장관 내정자 등이 함께 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오종탁 기자 tak@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