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상속 재산을 놓고 벌이던 삼성家 상속 분쟁 소송의 항소 시한이 15일로 끝날 예정인 가운데 소송을 제기했던 이맹희씨 측이 항소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1심 재판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패소한 이맹희씨 측이 항소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선고에서 완패한 만큼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항소심에서도 승리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1심 재판 직후 이맹희씨의 소송 대리인 법무법인 화우측은 "항소심 여부는 소송인과 상의해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CJ그룹측도 "항소 여부는 가족들이 결정할 문제로 회사에서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이맹희씨를 비롯한 소송인들이 항소를 제기할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소송 비용 때문이다. 1심에서 완패하면서 이씨 측은 인지대로만 128억여원을 냈다. 항소가 진행될 경우 1.5배인 192억여원을 다음달 15일까지 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소송과 관련된 비용 일체인 200억원 정도를 이씨측이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될 경우 소송 비용과 관련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전망이다. 수백억원대로 소송비용이 커진 만큼 자금 출처가 문제시 될 수 있다. 이맹희씨측이 수백억원대의 소송 비용을 모두 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자금 출처가 불분명할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역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재계는 이씨측이 항소를 포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심 판결을 볼때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지 않는한 항소심에서 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소송비용의 자금 출처도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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