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철학으로 카드업계에서 인지도를 높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이번엔 디자인 전문서적 도서관을 만들었다. 공연, 다이닝(Dining) 등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았던 실력을 책 쪽에서도 발휘할 태세다.

현대카드는 최근 종로구 가회동 서미갤러리 터에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Design Library)'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이 도서관에는 디자인 전문 서적만 1만1498권이 준비돼 있다.

디자인 관련 희귀본 3135권, 국내에서 바로 구하기 어려운 디자인 전문 장서 8669권, 유명 디자인 잡지 'DOMUS' 콜렉션 784건, 포토저널리즘의 정수인 'LIFE Magazine' 콜렉션 1867권 등이 포함됐다.

현대카드의 디자인 도서관은 평소 디자인 경영 철학에 조예가 깊은 정 사장의 작품이다.

정 사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카드와 광고, 서비스, 업무 전반에 디자인 기법을 도입했으며 슈퍼콘서트, 고메위크(Gourmet Week) 등 창의적인 발상으로 업계 전체에 충격을 줬다. 정 사장은 평소 SNS를 통해서도 금융 뿐 아니라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자주 밝혔으며, 집무실 등 본사 사옥 내에서도 디자인 서적을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평소 디자인과 대중은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사고와 감성의 경계를 확장한다는 점을 강조해 온 만큼 고객들이 디자인을 좀 더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도서관을 만들자는 정 사장의 의견 아래 담당자들은 해외 곳곳을 돌며 도서관을 탐방했고, 그 결과 한국과 서울을 상징하는 가회동의 조용한 공간에 터를 잡았다. 정 사장은 디자인 도서관이 만들어지자마자 이곳에서 개인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를 소지한 고객들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것이 현대카드의 목표"라며 "단기적으로 비용은 들지만, 결국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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